감기인 줄 알았는데 레지오넬라균? 목욕탕 다녀온 뒤 고열, 기침이 있다면

최근 서울시가 목욕탕, 찜질방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물을 검사했는데, 검사한 검체 2,214건 가운데 246건, 약 11.1%에서 레지오넬라균이 확인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목욕탕이나 찜질방을 다녀온 뒤 열이나 기침이 생겼을 때 괜히 걱정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목욕탕을 다녀왔다고 바로 레지오넬라증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레지오넬라균은 어떻게 감염될까?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따뜻한 물이 있는 환경에서 증식할 수 있습니다.

냉각탑이나 건물의 온수시설, 샤워기, 목욕탕, 스파 같은 곳의 물에서 균이 자라고, 그 물이 아주 작은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퍼졌을 때 사람이 들이마시면서 감염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물을 만졌다고 감염되는 병으로 생각하면 조금 다릅니다.
균이 들어 있는 아주 작은 물방울을 호흡기로 들이마시는 것이 대표적인 감염 경로입니다.

그나마 안심해도 되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는 감염병은 아닙니다.

감기처럼 시작해서 더 헷갈린다

문제는 처음 증상이 꽤 익숙하다는 건데요. 레지오넬라 폐렴에서도 처음에는 열이 나고 몸이 으슬으슬하거나, 근육통과 두통,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도 흔히 겪는 증상이라 초반에는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른기침이니까 레지오넬라”, “설사가 있으니까 레지오넬라”처럼 증상 하나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됩니다.

그 대신 여러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지를 보는 게 좋습니다.

레지오넬라균 이런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레지오넬라 폐렴에서는 발열과 오한, 마른기침 또는 소량의 가래가 섞인 기침, 근육통, 두통, 몸이 축 처지는 느낌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설사 같은 위장 증상이나 의식 변화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흉통이나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일반적인 감기에서 흔함레지오넬라 폐렴에서도 나타날 수 있음
콧물·코막힘흔함대표적인 증상은 아님
인후통흔함나타날 수 있음
발열·오한가능흔하게 나타날 수 있음
기침흔함흔함
근육통·두통가능나타날 수 있음
설사·구역드물 수 있음동반될 수 있음
호흡곤란일반 감기에서는 드묾폐렴이 심하면 가능
의식이 흐려짐일반 감기에서는 드묾심한 경우 가능

단) 레지오넬라증인지 아닌지는 증상만으로 확정할 수 없고 검사가 필요합니다.

목욕탕 다녀온 바로 다음 날 아프면 레지오넬라일까?

증상이 시작되는 시간도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레지오넬라증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하나는 폐렴으로 진행되는 레지오넬라 폐렴, 다른 하나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는 폰티악열입니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보통 노출된 뒤 2~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면 폰티악열은 훨씬 빠릅니다. 보통 24~48시간 정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목욕탕을 다녀온 몇 시간 뒤 열이 났다고 해서 바로 레지오넬라 폐렴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며칠 전 목욕탕이나 스파, 다중이용시설의 온수시설 등을 이용했고 그 뒤 고열과 기침이 시작됐다면 진료할 때 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폰티악열과 레지오넬라 폐렴은 뭐가 다를까?

같은 레지오넬라균에 노출돼도 모두 심한 폐렴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폰티악열은 독감처럼 몸살과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나는 비교적 가벼운 형태입니다.
보통 2~5일 정도 증상이 이어진 뒤 특별한 항생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레지오넬라 폐렴은 실제 폐렴이 생기는 형태입니다.
고열과 기침뿐 아니라 호흡곤란, 흉통, 위장 증상,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를 단순히 증상 몇 개만 보고 집에서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폰티악열과 레지오넬라 폐렴은 뭐가 다를까?

특히 더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위험이 더 높은 사람이 있습니다.

  • 고령자
  • 흡연자
  •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
  • 당뇨·암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
  •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

그래서 부모님처럼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이 목욕탕이나 온수시설을 이용한 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까지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오래 버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목욕탕 다녀온 뒤 열과 기침이 난다면

목욕탕을 다녀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최근 며칠 사이 어떤 곳을 다녀왔는지와 지금 증상이 어떤지를 같이 생각해보면 됩니다.

특히

  • 고열과 심한 오한이 계속되거나
  • 기침과 함께 숨쉬기가 힘들거나
  • 설사 같은 위장 증상까지 같이 나타나거나
  • 평소보다 정신이 멍하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병원에 갈 때는 최근 목욕탕이나 찜질방, 스파 같은 온수시설을 이용했다면 그 사실도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레지오넬라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호흡기 검체 검사나 소변에서 항원을 찾는 검사 등을 이용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숨쉬기가 힘들 정도의 호흡곤란이나 의식 변화처럼 심한 증상이 있다면 기다리기보다 빠르게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게 안전합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레지오넬라균? 목욕탕 다녀온 뒤 고열·기침이 있다면

가족에게 옮길까 봐 격리해야 할까?

레지오넬라증 자체는 일반적으로 사람 간 전파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레지오넬라증 때문에 가족과 따로 격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아직 병의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열과 기침이 난다면 독감이나 코로나19 같은 다른 호흡기 감염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단도 받기 전에 “레지오넬라일 테니 가족에게 안 옮는다”고 생각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원인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본적인 기침 예절과 손 씻기 같은 위생관리를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최근 서울시 검사에서 레지오넬라균 검출 소식이 나오면서 불안할 수 있지만, 시설을 방문했다는 사실보다 그 이후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목욕탕이나 스파 등을 다녀온 뒤 며칠 사이 고열과 기침이 시작되고 몸 상태가 빠르게 나빠진다면 단순 감기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할 때 최근 방문 장소까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참고한 자료

“감기인 줄 알았는데 레지오넬라균? 목욕탕 다녀온 뒤 고열, 기침이 있다면”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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