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피곤하고 성욕도 떨어진 것 같거나 발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면 자연스럽게 영양제를 찾아보게 되는데요, 검색해보면 아르기닌부터 아연, 홍삼, 마카까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죠.
그래서 어떤걸 골라야 하는지, 전부다 섭취해야 하는건지 고민이 될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성분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아르기닌은 혈류와 관련해서 연구되고 있고, 아연은 영양 결핍과 남성호르몬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홍삼은 발기기능 연구가 있지만 효과의 크기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마카 역시 성욕이나 남성 건강과 관련한 연구는 있지만 아직 근거가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정력에 좋은 영양제’를 고르는 것보다 내가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부터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차
먼저 ‘정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나눠봐야 합니다
정력은 의학적인 진단명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이 말을 조금씩 다르게 사용합니다.
- 성욕이 떨어졌다
- 발기가 잘되지 않는다
- 발기는 되지만 유지가 어렵다
- 쉽게 피곤하고 활력이 없다
- 남성호르몬이 떨어진 것 같다
- 정자 건강이나 임신 가능성이 걱정된다
겉으로는 모두 ‘정력이 떨어졌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원인과 접근 방법은 서로 다릅니다.
실제로 발기부전은 혈관 문제뿐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남성호르몬 이상, 일부 약물,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문제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유럽비뇨의학회(EAU)의 2026년 지침에서도 발기부전을 단순한 성기능 문제로만 보지 않고 심혈관·대사·호르몬 등의 원인을 함께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양제 역시 성분 이름보다 무엇을 개선하려고 먹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르기닌, 네 가지 중 발기력 연구는 비교적 많은 편
L-아르기닌은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입니다.
몸에서는 아르기닌을 이용해 산화질소(NO)를 만들 수 있는데, 산화질소는 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혈관을 넓히는 과정에 관여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아르기닌과 발기기능의 관계가 연구돼 왔습니다.
2019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경증에서 중등도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 10개, 총 540명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는 하루 1,500~5,000mg 수준의 아르기닌을 사용한 연구들을 종합했을 때 위약이나 무치료보다 발기기능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성욕 점수 자체는 유의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아르기닌을 ‘성욕을 높이는 영양제’라고 단순하게 이해하기보다는 혈류와 발기기능 측면에서 연구된 성분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최근 EAU 지침 역시 약물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증 발기부전 남성에게 L-아르기닌이나 인삼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지만, 예상되는 개선 정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아르기닌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경우
아르기닌은 혈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혈압약이나 질산염계 약물, 발기부전 치료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임의로 함께 먹기보다는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Mayo Clinic 자료에서도 L-아르기닌과 질산염제, 혈압약, 실데나필 등의 병용 시 혈압이 지나치게 떨어질 가능성을 주의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연, 많이 먹는다고 남성호르몬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아연 역시 남성 영양제에서 빠지지 않는 성분입니다.
아연과 테스토스테론이 관련된 것은 사실입니다.
2022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아연 결핍이 테스토스테론 저하와 관련될 수 있고, 아연을 보충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효과의 정도는 원래의 아연 상태와 테스토스테론 수준, 섭취량과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연이 부족한 사람의 결핍을 교정하는 것과 아연 상태가 정상인 사람이 더 많이 먹어서 남성호르몬을 높이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NIH 자료에서는 성인의 아연 상한섭취량을 하루 40mg으로 정하고 있으며, 고용량을 장기간 섭취하면 구리 흡수를 방해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아연은 ‘많이 먹을수록 남자에게 좋다’가 아니라 결핍 여부가 중요하다고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홍삼, 유명한 만큼 발기력 효과도 확실할까?
홍삼은 국내에서 남성 건강이나 활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익숙한 성분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발기기능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을까요?
Cochrane이 무작위·준무작위 연구 9편을 검토한 결과, 홍삼을 포함한 인삼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표준화된 발기기능 점수에서 나타난 개선 정도가 크지 않았고 근거의 확실성도 낮았습니다.
성관계가 가능했다고 스스로 응답한 비율에서는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지만, 성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작았습니다.
따라서 홍삼을 ‘발기력을 확실하게 올려주는 천연 정력제’라고 표현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만 홍삼 자체에 아무 기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제품과 원료의 인정 범위에 따라 피로 개선, 면역력 증진, 혈액 흐름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혈액 흐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과 발기부전을 치료한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합니다.
홍삼은 당뇨치료제나 혈액응고에 영향을 미치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카, 성욕과 남성 건강으로 알려졌지만 근거는 아직 제한적
마카는 페루 안데스 지역에서 식품으로 이용돼 온 식물입니다.
최근에는 남성 활력이나 성욕을 위한 영양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사람을 대상으로 마카와 성기능을 검토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일부 연구에서 성욕이나 성기능 개선 결과가 나타났지만, 포함된 연구와 참가자 수가 적고 연구의 질에도 한계가 있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마카가 흔히 ‘남성호르몬 영양제’로 알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마카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을 직접 높인다고 확인되지 않은 연구들도 있습니다.
즉,
마카 → 테스토스테론 증가 → 정력 증가
처럼 단순하게 연결해서 설명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아르기닌·아연·홍삼·마카를 한눈에 비교하면
| 성분 | 주로 기대하는 부분 | 현재 근거를 볼 때 | 기억할 점 |
|---|---|---|---|
| L-아르기닌 | 혈류·발기기능 | 경증~중등도 발기부전에서 개선 가능성 | 성욕 증가와는 다름 |
| 아연 | 남성호르몬·생식 건강 | 결핍 상태에서 특히 중요 | 정상 상태에서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계속 커지는 것은 아님 |
| 홍삼 | 피로·활력·발기기능 | 발기기능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 근거 확실성 낮음 | 일반 건강기능과 발기기능 개선을 구분 |
| 마카 | 성욕·남성 건강 | 일부 긍정적 연구가 있으나 근거 제한적 | 테스토스테론을 직접 높인다고 단정하기 어려움 |
이렇게 놓고 보면 네 가지를 모두 ‘정력 영양제’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것이 오히려 이상합니다.
발기력이 고민이라면 아르기닌 연구가 조금 더 직접적이고, 아연은 결핍 여부가 중요합니다.
홍삼은 피로나 건강기능 측면과 발기기능 연구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고, 마카 역시 성욕이나 남성 건강과 관련된 가능성과 테스토스테론 증가를 같은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여러 성분을 같이 먹으면 효과가 더 좋아질까?
제품을 살펴보면 아르기닌, 아연, 마카, 홍삼에 비타민과 여러 허브 성분까지 한 번에 넣은 제품이 많습니다.
성분이 많아 보이면 효과도 강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성분 때문에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났는지 알기 어려워지고, 복용 중인 약과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복잡해집니다.
특히 성기능 개선을 표방하는 해외 직구 제품은 조금 더 주의해야 합니다.
미국 FDA는 성기능 개선을 표방한 일부 제품에서 제품 표시에는 없는 실데나필이나 타다라필 같은 의약품 성분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분은 특히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질산염계 약물과 함께 사용하면 혈압을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천연’, ‘허브’, ‘남성 활력’이라는 문구만 보고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영양제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다고 해서 반드시 영양제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발기 문제가 반복된다면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비만, 흡연, 운동 부족 같은 혈관 건강과 관련된 요소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발기부전은 심혈관질환과 여러 위험요인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에 혈당과 지질, 필요할 경우 테스토스테론 등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 개선과 위험요인 관리 역시 중요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영양제를 하나씩 바꾸며 버티기보다 원인을 확인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 발기 문제가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 갑자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경우
- 성욕 자체가 크게 감소한 경우
- 심한 피로와 근력 저하 등 다른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
-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 복용 중인 약을 시작하거나 변경한 뒤 문제가 생긴 경우
결국 어떤 성분을 고르는 게 좋을까?

‘정력에 좋은 영양제 하나’를 고른다는 생각에서 시작하면 답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발기력, 성욕, 남성호르몬, 피로는 서로 연결될 수는 있어도 같은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연구를 기준으로 보면 아르기닌은 가벼운 발기기능 문제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연구된 성분이고, 아연은 특히 결핍이 있는 경우 의미가 있습니다.
홍삼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되는 여러 기능이 있지만 발기력 개선 효과 자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으며, 마카 역시 성욕과 남성 건강에 관한 가능성이 있지만 연구 근거는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제품 앞면의 ‘남성 활력’, ‘맨 파워’, ‘정력’ 같은 문구보다 실제 성분과 함량, 내가 기대하는 효과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발기력이나 성욕 변화가 지속된다면 영양제로만 해결하려 하기보다 혈관·대사·호르몬 등 다른 원인이 없는지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참고자료
- L-아르기닌과 발기부전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 European Association of Urology – Erectile Dysfunction Guideline
- 아연과 남성 테스토스테론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 Cochrane Review – Ginseng for Erectile Dysfunction
- 마카와 성기능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 Zinc
- NCCIH – Asian Ginseng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위한 내용이며 특정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의 복용을 권하거나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내용이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복용 중인 약물이 있다면 의료진 또는 약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